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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흔적들을 남겨둔 드로잉 저널🌗
포스트
Peace & Quiet
둡DOOP
2026-07-01
우리의 지난 여름
둡DOOP
2026-06-26
애착의 무게, 2021
    
둡DOOP
2026-02-26
갈증
심한 갈증을 타고 태어나 습관처럼 바닷물로 목을 축이며 자라났다. 조금씩 입은 갈라지고 한숨에는 마른 소금 가루가 날렸다. 해소되지 않는 반복 속에 감각은 무뎌지더라.내 안의 깊은 사막이 아직 두렵지만더 이상 바다를 삼키지 않기로 했다. 비워낸 자리에는 아직 닿지 않은 정수를 기다리는 정적이 남는다.   욕망은 인간을 움직이게 하는 동력이지만 쉽게 채워지지 않는 결핍의 또 다른 이름이다. 갈망이 반복될 것을 알면서도 멈추지 못한다.이 지독한 굴레는 마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바닷물을 마시는 것과 같다. 목을 축일수록 탈수로 이어지는 악순환. •작업과정초기 러프 단계전체 과정 중에서 가장 더디고 오래 걸렸던 순간... 시각적으로 명확한 구성이 잡히기 전이라 항상 그런 것 같다.레이어프로크리에이트 애니메이션 어시스트내 그림이 살아 움직이는 가장 설레는 단계🌊•디테일손끝의 압력컵을 밀어낼 때 약간의 무게감이 느껴졌으면 했다. 아주 찰나의 순간이지만 손가락 관절 각도와 손톱 끝이 하얗게 변하는 표현으로 압력이 느껴지도록 했다. 사실 이런 사소한 표현은 눈에 띄지 않지만 그저 내 만족에 가깝다.비현실적인 양감컵 안에 담겨있던 물과 쏟아져 나오는 물의 양에는 의도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정작 쏟아져 나오는 것은 형체 없이 부서지는 거품뿐이라는 것.텅 빈 그림자같은 맥락으로 파도가 소용돌이치고 쏟아지는 역동적인 순간에도 바닥의 그림자는 투명하게 비어있다. 실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허상일 뿐인 욕망의 본질을 담고 싶었다. 그럴듯해 보여도 결코 나를 채울 수 없는 환상 같은 것 말이다.  마치 일기 같은 그림이었다.22개의 레이어를 쌓아갈 때마다 모든 장면들이 일기장 한 면을 훑는 듯한 그런 느낌이다.가끔 머릿속의 이미지를 손으로 옮길 때 '어떻게 해야 더 완벽하게 전달될까'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손이 굳어버리곤 하는데 역설적이지만 아무에게 보여주지 않고 나만 보는 기록이라고 여겼을 때 가장 자유롭고 쉽게 표현할 수 있었던 것 같다.우리는 각자 어떤 욕망들로 자신을 채우고 있을까. 지금 마음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들이 사실은 근본적으로 나를 구원하지 못하는 바닷물일지도 모른다.진정한 채워짐은 어쩌면 나의 의지로 그 잔을 먼저 비워내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
둡DOOP
2026-02-20
미지근한 안정감
2년 만에 색연필을 다시 꺼냈다.매일 같이 색연필을 쓰던 때로 거슬러 올라가면 약 5년 만.클라우드 댄서 색을 보고 다시 색연필을 써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소란스러움 사이에서 고요함과 명료함 그리고 본질로의 회복이라는 의미가 내가 머물러 있는 상태와 닮았고 2년간 디지털 드로잉에 푹 빠져서 지내다보니 아날로그의 감각이 그리웠다.색연필 가루, 연필깎이 소리 그리고 오랜만에 사용하는 재료의 낯선 느낌과 다시 감을 잡을 때의 그 느낌까지. 그림은 내 상태의 기록이라는 걸 또 한 번 느낀다.무채색 중 옅고 조용한 것들을 모아서 그리고 싶은 장면을 채웠다. 어느 것 하나 튀지 않는 색의 조합은 포근함을 만든다. 연필의 짙게 번지는 쓴 맛과 아이패드의 공간 가득 퍼지는 향기와는 다른 미지근한 안정감이 있다.종이의 요철에 뭉개지며 흘러가는 색과 질감이 좋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정해진 단계에 따라 색칠한다는 것보다 균형과 밀도에 맞춰서 수습하듯 쌓아올린다는 것에 더 가까운 것 같다.디지털 드로잉과 달리 하나의 레이어에 쌓아올리다 보니 단계를 거스를 수 없다. 그럴수록 흐트러지지 않고 번지지 않는 단단함이 만들어지는 것 같다. 집중하고 나서 그려진 그림을 바라보면 이걸 어떻게 그렸던 건지 과정이 세세하게 기억이 나진 않는다.다만 그 시간만큼은 종이 위에 묵직한 밀도로 남아있다. 되돌릴 수 없는 선과 면들을 수습하며 쌓아올린 이 조용한 색들이 지금의 나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 같다. 디지털의 매끄러움과는 다른 조금은 둔하지만 정직한 감각이 꽤 오랜만이다.
둡DOOP
2026-02-16
The Silent Land
이곳은 지독하게 고요하구나.날 바라보는 너의 눈은 여전히 무거운 침묵에 잠겨있으니. 닿지 못하고 입을 뻐끔거리는 나의 무력한 독백이 너에게는 들릴까. 우리는 본래부터 아무것도 없는 텅 빈 공간에서 태어나 기댈 곳도 붙잡을 것도 하나 없는 허공을 유영한다. 이 막막한 진공 속에서 그저 서로의 궤도를 맴돌며 이곳에 실재함을 증명하려 애쓴다.어떤 대답도 약속도 없이 그저 가까스로 서로의 시선을 맞추며 고독함을 해방시키는 희미한 아름다움을 필사적으로 품에 안은 채로. 그렇게 영원히.
둡DOOP
2026-02-03
백색의 암흑
백지에 어둠이 쌓이면 그것은 빛이 된다. 그림자가 짙어질수록 그 경계는 더 눈부시게 산란한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암흑에 뒤덮이고 나서야 역설적이게도 나의 얕은 숨소리가 들렸다. 그게 내 안에 오래 전부터 머물던 빛이었을까.여전히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있지만 빛을 찾으려 애쓰지 않기로 한다. 어두운 방에 눈이 적응하면 사물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듯 이 적막 속에서 나만의 형태를 바라보며 존재를 되새길 뿐이다. 밤이 깊을수록 새벽이 가까워지고 있다.
둡DOOP
2026-01-30
2025 회고록
음악과 향기처럼 감각은 당시의 기억과 마음을 그대로 되살린다. 그림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올해는 어떤 시간들이었을까. 가장 기억에 남았던 답변연말이면 늘 올해는 한 게 없는 것 같아서 허무해지지만 지금 이 시간에서 조금만 멀어지고 나면 '그땐 몰랐는데 잘 살고 있었네. 충분했구나.' 하고 곱씹게 된다.늦지 않게 스스로에게 인사를 건넬 수 있도록 기억에 남는 시간들을 정리해두고 싶다.  1월올해 가장 슬펐던 순간가족과의 이별. 마지막 숨을 지켜보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함과 상실감은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거대했다. 생을 달리하는 헤어짐을 받아들이는 일은 휘몰아치는 파도에 잠식되지 않도록 조금씩 흘려보내는 과정이라고 느껴졌다.초현실적인 표현은 견디기 힘든 현실의 무게를 덜어주는 것 같다.  2월올해 가장 벅차올랐던 순간이런 세계를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니... 이 충격이 무뎌질까 봐 일부러 아껴서 본 것 같다. 당시 아이패드 클래스 커리큘럼을 기획 중이었는데 이 그림 연습 덕분에 굳어 있던 손이 다시 풀렸다.한순간에 몰입하게 만드는 건 정말 멋진 일이다.수많은 레이어와 과정  3월평소에는 보색 대비가 강한 그림을 잘 그리지 않지만 레퍼런스가 마음에 들었다.하얀 얼음 덩어리 위로 검붉은 색이 옅게 번져나가는 질감, 얼어서 건조해진 피부 결을 표현하는 과정이 특히 재밌었던 기억이 난다. 그림에서 느껴지는 질감만으로도 위안이 될 수 있는 것 같다.  4월올해 가장 귀여운 그림아이패드 드로잉이 재밌는 건 살아 숨쉬듯 생기를 불어넣는 작업이 가능하다는 거다. 고민하며 그리는 것보다 재밌겠다고 이끌려서 시작된 습작들은 보는 사람들에게도 그대로 전달되는 것 같다.  5월올해 가장 묘사가 많았던 그림얼굴도 재밌었지만 그보다 비즈 표현이 더 재밌었다. 언제 다 그리지 싶다가도 이런 복잡한 묘사들이 오히려 머릿속을 텅 비게 해줘서 어떨 땐 복잡할수록 더 좋다.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   9월복잡한 문제에는 가장 단순한 해답이 있다.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모를 만큼 엉켜 있던 것들은 억지로 풀어내려 하기보다 그 자체로 잠시 내려놓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도 있다.  10월내가 가장 좋아하는 색과 그와 정반대인 색을 모두 표현해 봤다.색뿐 아니라 명도와 채도까지 반대인 것을 그려본 건 처음인데, 무의식적으로 나다운 것과 나답지 않은 것을 구분하고 있었고 그 과정이 생각보다 새로웠다. 내가 무엇을 왜 좋아하는지도 더 명확해졌다.이 이야기는 언젠가 조금 더 자세히 풀어보고 싶다.  11월꽤 긴 시간 나를 압박해 온 트라우마를 직면했다.시야를 가리고 있던 장벽이 서서히 녹아내리는 해방감을 느꼈다.   12월올해의 마지막 아이패드 드로잉겨울 밤 반짝이는 조명처럼 피부 결에 따라 다양한 색들을 쌓아가며 올해 그렸던 수많은 그림들이 파노라마처럼 떠올랐다.   돌아보면 선명한 장면도 있지만 일기장에 종종 쓰지 않고 넘어간 텅 빈 여백들처럼 설명하기 어려운 시간도 있다. 그 모든 순간이 함께 존재해야 이야기가 완성된다.모든 시간은 결코 무의미하지 않았다. 
둡DOOP
2025-12-29
연필 드로잉 시작과 끝
스케치부터 완성까지선과 소리로 남긴 연필 그림의 첫 기록1년만에 다시 잡은 연필이라서 그리는 과정을 남겨두고 싶었다.시간이 지나도 지금 이 순간이 그대로 떠오르도록 
둡DOOP
2025-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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